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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이어 ‘서울의 봄’도 실존 인물 이름 바꿔 제작
2005년 ‘그때 그 사람들’ 가처분신청 등 영화계에 영향
영진위 가이드라인, “실제 사실과 인물의 특징 각색해 반영해야”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모두 실명으로 돼 있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국방부 장관 역을 맡은 김의성 배우가 '매불쇼'에 출연해 한 말이다.
김성수 감독은 언론 시사회 자리에서 "역사 속에서 출발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물의 모습으로 가다 보니까, 제가 변형시킨 인물이기에 이름을 바꾸자는 생각을 했다"며 "특히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이태신은 이름을 많이 바꿨다"고 했다. 감독에 따르면 첫 대본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이후 상상을 가미해 각색하는 과정에서 실명을 쓰지 않기로 했다. '전두환'은 '전두광'으로, '노태우'는 '노태건'으로 바꿨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등장 인물이 이름을 바꿔 등장하는 건 낯설지 않다. 2020년 개봉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김규평'으로 바꿨고, '차지철' 경호실장은 '곽상천'으로,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전두혁'으로 바꿨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은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바꿔 영화적인 창작 자유권을 보장 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사극'에서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여말선초 시대를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는 악역으로 등장하는 권신 이인임을 '이인겸'으로 이름을 바꿨다. 제작진 역시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름을 바꾸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과거엔 실명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방영한 SBS 드라마 '야인시대'는 허구적 요소가 많았는데도 실명을 썼다. 영화나 드라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더라도 허구적 요소가 가미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 같은 관행이 자리잡은 데는 여러 법적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후손이나 당사자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보다 신중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6/000012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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